<김현철칼럼> 후퇴한 한국 민주주의와 프란치스코 신임 교황

<김현철칼럼> 후퇴한 한국 민주주의와 프란치스코 신임 교황

지난 3월에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첫 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을 통해 ‘교회도 거리로 나가 현실에 참여하길 바란다,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이고 돈과 권력을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행복에 대한 환상일 뿐 우리를 만족시키지 않는다, 공익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의 타락한 이야기를 들으며 실망할 때도 있지만 믿음을 잃지 말라. 상황도 사람도 바뀔 수 있다’고 전례 없이 개혁의지가 담긴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새 교황의 신선한 진보적 자세를 보고 천주교의 주교 사제 평신도들은 말 할 것 없고, 평소 교황청의 자세를 아는 전 세계 인류의 눈은 휘둥그레 해 졌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실제로 지난 천주교의 역사는 현지 정권이 독재 정권이건 침략국의 식민지이건 상관 않고 그 정권에 영합해서 교세 확장에만 전력을 다했던 종교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인 일본 총독 이또히로부미를 통쾌하게 처단한 안중근 의사(천주교 영세명 도마)를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 및 안 의사의 충정 어린 애국심을 고려하지 않은 체 한국천주교는 일본 정부의 눈치만 보고 ‘살인자’로 매도했다가 광복 후 그것도 몇 년이 지나서야 안 의사를 올바로 처우함으로써 뜻 있는 인사들의 빈축을 샀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지 않은가.
대부분 국민의 열렬한 성원 속에 한국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독재에 항거해 수많은 국민의 사기를 높여 주는 등 민주화 투쟁에 전념할 때마저 주교들 대부분은 시종일관 독재정권의 눈치를 보며 그때마다 사제단에 등을 돌려 왔던 것이 한국천주교의 현주소였다. ‘정의를 강물에 넘치게 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꾸준히 실천해 온 사제단의 이름이 국민들에게는 한국 천주교의 모습으로 비쳐 군사독재기간 개신교의 인구는 줄어도 천주교만은 해마다 성장했던 것이다.
그런 주교단이 요즘 국정원 대선개입을 비롯, 밀양송전탑, 제주강정마을, 쌍용차 문제 등 정권과 날카롭게 맞선 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음은 새 교황의 파격적이고도 개혁적인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전국의 천주교,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도교 등 전국의 5개 종단을 비롯, 전국의 뜻 있는 국민 및 해외동포들 마저 ‘국정원의 2천2백만 건 댓글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대통령 사퇴’를 외쳐대는 것도 벅찬 터에, ‘종북’ 딱지를 붙일 수도 없는 세계 12억 신도를 이끄는 개혁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등장해서 전 세계 천주교인들에게 약자를 돕기 위해 불의를 고발하는게 기독교인의 자세임을 강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압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으니 박근혜 정권은 전에 비해 넘어가야 할 산이 훨씬 가팔라져 헉헉거릴 처지에 놓였음은 자타가 공인할 것이다.
새 교황이 보여주는 진보적인 자세에 놀란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대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리는가 하면 유럽의 많은 교인들도 새 교황을 크게 환영하고 있으며 고르바초프가 23년 전에 동유럽 및 소련을 해방시켜 세계역사를 뒤 바꿔 놓았기에 새 교황을 <고르비교황> 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는 소식도 즐겁다.
하지만 교황의 전례 없는 진보적인 자세로 바티칸 내 반대파들의 저항이 크다는 사실, 또 바티칸 은행을 통해 오랫동안 돈 세탁을 해왔던 마피아의 계좌 추적 조사가 새 교황의 지시로 진행 중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탈리아의 마피아까지 교황암살을 꽤한다는 소문 등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날의 교황 중에는 수많은 의문사(독살 등)로 제거된 역사를 알기에 이 개혁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이야말로 이명박 정권 이후 후퇴해 버린 민주주의의 복구는 물론 온 인류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오래 오래 살아 계시기를 진심으로 빌어 마지않는다. kajhck@naver.com <908/201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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