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이제 한국천주교는 성직주의에서 벗어나야 (상)

<김현철칼럼> 이제 한국천주교는 성직주의에서 벗어나야 (상)

1960년대 초에 결정된 “천주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교리)이 발표되자 미국사상 처음으로 신부 5천여 명이 한꺼번에 사제(신부)복을 벗고 환속해 버린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리를 손질한 장본인들인 주교들 위주로 교리가 제정되었기에 주교들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데다 또 세태에 맞춰 평신도 사도직의 역할도 전례 없이 높여 놓은 반면 사제(신부)들만은 옛날 그대로의 위치에 머물도록 돼 있다는 것, 주교 권한 강화야 그렇다 치고 2차 공의회에서 “평신도의 사도직에 관한 교령”까지 반포,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을 전례 없이 격상시킴으로써 미국사제들의 화(?)를 끌어 낸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천주교 제2차 공의회는 바로 평신도들을 위해 소집됐다고 할 만큼 그 권한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개신교에서 마저 이를 주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하느님 앞에서는 교황, 추기경, 주교, 사제, 평신도가 모두 같은 한 형제”라는 것으로 2차공의회 466쪽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5장 “마땅히 지켜야 할 질서” 중 “성직자와 평신도 사도직 조항”의 골자를 보면 다음과 같다.
“주교 본당 신부, 재속사제, 수도사제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는 성직자나 평신도나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적이라는 것과, 교회 사도직 활동에 있어서 평신도들도 고유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제들은 교회를 위해서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과 형제처럼 협력하여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는 평신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443쪽 “평신도 사도직의 기초” 조항에서는 “평신도는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를 머리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에서 받았으며 주님으로부터 사도직 수행의 사명을 받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러한 천주교의 민주화된 교리를 제대로 신자들에게 가르치는 한국 사제들이 퍽 드물 뿐 아니라 신자들 자신도 옛날의 주교, 사제, 신자의 종속관계, 즉 ‘성직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아직도 노예나 되는 것처럼 스스로의 사명, 권한, 역할을 포기한 채 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천주교회가 새로워진지 50년이나 됐다면 교회 내에선 얼마든지 사제를 존경하면서, 그러나 교회에서 누가 가르쳐 주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지체인 평신도 각자 스스로가 차지할 몫은 무엇인지 챙길 만한 의식수준은 이제 충분하지 않을까?
그때 교회의 쇄신은 거의 이루어질 것이며, 극히 일부의 사제들 또한 누리려는 자세에서 보다 섬기려는 자세로 정상화 될 것이다. 오늘 날 군림하려는 사제가 있다면 노예근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평신도들의 자세가 사제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20여 년 전 마이애미한인천주교회(당시 참석 신자 어린이 포함 약 130)에 안식년을 맞은 강 아무개 신부가 임시로 부임하면서 몇 주 후 현지를 방문할 직속 상사인 대주교의 방문을 앞두고 갑자기 어렵게 이 교회가 오래 전부터 모으고 있던 성전 건립 기금(용도변경이 불가함) 20만 달러 중 거금 3만 달러를, 돈이 많은 미국인 양로원에 기증하라고 강권했다. 미국을 모르는 강신부가 한국처럼 양로원은 재정상태가 궁핍한 것으로 오판할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미국의 양로원이란 당당한 기업체들이다.
사목회장(신도회장) 등 모금 장본인들과는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떨어진 명령(?)에 의식 있는 신자들은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성전 건립 기금임을 강조, 극구 반대를 했으나 대부분의 신자들은 성전기금을 어렵게 모으고는 있지만 신부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것으로 생각, 이 신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 뒤에 알고 보니 주교 방문 전에 미 양로원에 3만 달러를 기증한 사실을 미 언론에 보도해서 주교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바로 이 천주교회에 정식 주임신부로 부임하기 위한 계략이었단다.
결국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평신도들의 희생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신부였다.
결국 이 신부의 요구에 불복한 죄(?)로 이 아무개 사목회장(성전기금 1만 달러, 현재 가치로 약1만5천 달러 기증자)과 박 아무개 부회장(성전기금 1만2천 달러 기증자) 그리고 김 아무개 성전건립위원(성전기금 8천 달러 기증자)등, 이 교회 성전 기금 최고액 기증자들 등 세 가족은, 신부의 지시로 심지어 등에 업힌 젖먹이의 서명(?)은 물론 비신자인 후리마켓 상인들까지 동원해서 평소 교회에 나오는 신자의 거의 3배가 되는 3백여 명의 서명을 받아 조작한 ‘신자 축출을 원하는 진정서’를 근거로 교회에서는 할 수 없는 ‘축출’을 당했다.
그래도 미사에 참석하려고 이들이 교회에 나가자 신부의 지시에 따라 청년 신자들 수십 명이 길을 봉쇄, 육탄 공세를 벌이는 등 교회 신자라기보다는 신부의 노예와 같은 폭거를 자행해서 미사참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kajhck@naver.com (계속)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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