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부러운 미국의 언론 보호 판례 ‘뉴욕타임스 대 썰리반’ 

<김현철칼럼> 부러운 미국의 언론 보호 판례 ‘뉴욕타임스 대 썰리반’

1960년 앨라바마 주 몽고메리에서 체포된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2세의 석방운동에 따른 변호사 비용 모금을 위해 ‘남부기독교 대표자 회의’의 네 목사들은 뉴욕타임스에 전면 모금광고를 냈다. 그 광고 중 몽고메리 시 경찰에 대한 허위 내용이 있다며 몽고메리 경찰 관련 시의원 썰리반(원고)이 광고주인 네 목사들과 뉴욕타임스(피고)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 했다.
4년 후인 1964년 미 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스와 네 목사들(피고) 측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미국 언론 자유 역사에 길이 남을 판례를 만들었다.
미 연방대법원이 이 사건을 최종판결한 요점은, 언론기관이 공직자(public official)에 대해 잘못된 보도(erroneous report)를 했다 하더라도 1) 보도는 공직자의 공적인 행동에 관한 것이라는 것. 2) 사실이 아닌 것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보도하는, 실질적인 악의(actual malice)가 있었다는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하고, 원고는 또 사실추구를 위해 언론계가 해야 할 정상적인 과정을 분별없이 무시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도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원고가 피고인 언론사나 언론인의 악의 또는 절차가 분별없이 무시당한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기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판결 이후 공직자(public official)의 개념이 공인(public figure)으로 점차 확대되었으며 공직자가 아니라도 세상에 잘 알려진 연예인, 운동선수, 사회운동가 등도 공직자와 같은 부류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이들도 언론의 오보로 명예가 손상되었을 때 언론 측의 악의나 사실 추구를 분별없이 외면한 점을 증명하지 않고서는 승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명한 공직자나 정치인의 부인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스스로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조용한 가정생활만을 해 왔다면 공인으로 취급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또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이웃이나 친구 때문에 또는 옛날의 문제로 미디어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유명해진 경우라도 완전한 공인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되려면, 1) 잘못된 보도가 분명히 출판되었고, 2) 그 사람의 이름 등이 분명히 나타났고, 3) 그로 인해 그 사람의 명예나 이름에 손상이 있었고, 4) 그런 보도가 출판자의 태만 때문에 일어났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직자나 공인이 아닌 일반시민은 이상의 조건만 충족되면 대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의 예처럼 공직자와 공인의 경우는 조건이 까다롭다.
한편 지난 50년간의 판례 추세와 사생활보호법(privacy protection act) 등은 개인의 사생활 권을 최대한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공직자나 공인이라도 그들의 공적인 임무나 공공의 행동과 관련되지 않는 일이나 행동에 대해 오보를 했을 때는 언론이 ‘뉴욕타임즈 대 썰리반’ 판결원칙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또 1980년의 사생활 보호법을 보면 정부기관들이 갖고 있는 개인에 대한 정보를 그 사람이 사전 승인 없이 유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법의 언론관련 부분은 연방이나 주 지방정부 수사관들이 기자들의 노트나 필름, 테이프 등을 증거물로 찾기 위해 수색영장을 쓰는 대신, 자발적인 협조요청이나, 사전 통지된 법원 심문에 참석하도록 소환장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언론은 수정헌법 제 1조의 철저한 보호아래 공인의 공적인 활동 보도에는 거의 절대적인 권리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대 썰리반’ 판결 이후 반세기라는 세월이 흘러간 오늘 날, 국내로 눈을 돌려 보면 헌법에 ‘언론자유’ 조항을 명기해 놓고도 바른 소리하는 사람들의 글의 내용이 공인인 힘이 있는 자들의 마음에 안 들 경우, 이를 문제삼아 그 내용의 근거를 글쓴이가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음은 언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뿐이다. 과연 국내에서 ‘뉴욕타임스 대 썰리반’과 같은 소송사건이 있다면 미국과 같은 결과(미연방대법원의 판결)를 가져올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필자가 국내 정세에 너무 어두운 탓인가? kajhck@naver.com <888/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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