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내가 본 마이애미지역 한인사회의 옛모습 ( 18 ) 

<김현철칼럼> 내가 본 마이애미지역 한인사회의 옛모습 ( 18 )
40년 기자 생활 중 두어 가지 실수를 뉘우치며…

자기네 멤버가 아니면 한인회장이 될 수 없었던 ‘8인회’의 비민주적인 세상이 지나가고 누구나 이 고장의 한인회장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이후부터 한동안 한인회장 교체가 평화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회장 임기가 끝나갈 무렵이면 현 회장과 전임 회장단 등이 모여 마땅한 분을 후보로 미리 추대하고 본인의 승낙을 거친 후 회장단일 후보로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새 회장이 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자리 잡아왔었던 이유는 그렇지 않고서는 회장 후보가 없어 임기가 끝나는 현직 회장단이 뒤늦게 당황하는 사태가 종종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벌써 오랜 세월을 그러한 방식으로 후임회장을 선출해 왔기에 언론도 자연스레 회장단이 추천한 후보를 적극 돕는 자세를 취했다.
예년과 같이 한인회장단의 천거로 이미 A씨가 새 회장 단일후보로 결정된 지 두어 주가 지났는데 갑자기 B씨가 언론에 차기 한인회장이 되고 싶으니 밀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필자는 이미 후보가 결정이 났는데 B씨는 다음 번에 후보로 나오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이번에 꼭 후보로 나서야겠다’며 초지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 한인사회가 민주화 된 이래 지금까지 미리 후보가 결정되면 아무도 후보로 나서는 경우가 없었기에 B씨의 출현은 뜻밖이었다.
당시 한인회장도 ‘B씨가 전혀 후퇴할 기미가 안 보이니 복수 후보가 되면 이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면서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조용하던 한인사회가 선거판만 벌어지면 두 갈래로 갈라져 몇 년간은 서로가 앙숙으로 변하는 게 우리 민족의 선거 후유증이었으니 현 회장인들 어찌 고민하지 않았겠는가.
후보가 처음부터 복수로 난립할 때 제대로 된 언론사라면 다른 후보들과의 정강정책 내지 과거 경력, 공과를 놓고 자격 여부를 예리하게 검토, 비교해서 누가 가장 적임자인가를 식별해 정보 부족에서 오는 오판이 없도록 독자 내지 시청자들을 일깨워 주는 선도자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지만, 당시 필자의 경우는 양 후보의 자질 검토 내지 당선 후의 포부 같은 것 까지도 신경을 쓰지 못한 체 무작정 회장단이 추천한 A후보(여측)를 적극 밀어 주는 보도로 일관함으로써 B씨(야측) 측에서 볼 때 신문이 너무 편파적으로 기사를 다룬다고 느끼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당시 필자가 B씨와 삿적으로 감정이 있는 사이도 아니었고 더구나 A씨와도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신문이 이 고장의 오랜 관례대로 평화로운 회장단 교체를 위해서라면 그 길이 옳다고 믿었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흐른 오늘에 와서 냉정히 돌이켜 보면 그 당시 필자의 판단이 절대로 옳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두 후보와 인터뷰를 해서 양쪽의 한인사회를 위한 계획, 포부 등을 알아내어 그 중 양자택일을 해서 한 쪽을 밀어 주는 올바른 언론의 역할을 하든지 아니면 언론 본연의 자세로 엄정 중립을 지켜서 양 후보를 균등하게 대했어야 옳았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몇 해후 또 다른 두 후보가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회장단이 추천한 여측 후보가 당선되었고 언론이 냉대했던 야측 C씨는 낙선의 쓴잔을 마셔야 했으니 이 점 이 자리를 통해 B씨와 C씨 및 그 지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C씨는 결과적으로 언론의 편파보도 때문에 낙선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따라서 언론의 비협조적 여건에서도 당당히 승리한 B씨에 비해서 언론을 향한 C씨의 분노는 훨씬 크지 않았겠는가.
지난 1월 1일자 본 칼럼 제3편에 나간 <엄청난 실수, ‘오보’ 사건>에서 필자가 당사자 및 그 지역 동포들에게 정중히 사과했던 내용과 함께 바로 이곳 한인회장 선거에 엄정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편파보도로 B 당선자와 C 낙선자 그리고 두 분의 지지자 여러분에게 정신적으로 피해를 준 일 등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필자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양심을 괴롭히고 있으니 그에 상응한 죗값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계속)kajhck@naver.com <877/201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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