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기자의 큐바통신 <23>

김현철 기자의 큐바통신 <23>

▲각 방의 벽 높이 박제된 짐승들을 전시하고 있다(이곳은 헤밍웨이가 식사를 한 다이닝룸)

▲각 방의 벽 높이 박제된 짐승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헤밍웨이가 식사를 한 다이닝룸)

사냥한 짐승 박제 온 집안에 전시
유명 여배우들과 밀회도

헤밍웨이는 평소 낚시와 사냥을 즐겨 아프리카 평원을 뛰어 놀던 짐승들을 수도 없이 잡아다가 머리를 박제해서 방마다 벽 높이 걸어 놓았는데 내게는 그런 모습이 아름다움보다는 오히려 잔인함이 연상돼 그 짐승들의 눈망울에서 슬픔을 읽었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에서 수 많은 큰 짐승들을 사냥해 박제하는 것이 취미였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에서 수 많은 큰 짐승들을 사냥해 박제하는 것이 취미였다.

이집에서 헤밍웨이는 부인 메어리(Mary)를 집에서 못 나오게 한 채 헐리웃의 베티 데이비스, 에바 가드너, 잉그릿 버그만 등 유명 여배우들을 한 사람씩 초청해서 밀회를 즐겼으며 특히 집안의 대형 수영장(폭 약 2십미터, 길이 약 3십미터)의 물을 빼고 이들을 위해서 샴페인(Champaign)을 채워 수영을 하게 했다는 마을 사람들의 전언이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많은 유명 예술인들이 그렇듯 헤밍웨이도 희대의 플레이보이(Play Boy)였던 모양이다.

13 미터가 약간 넘는 길이의 낚시 배 ‘삘라르'(Pilar) 가 깨끗이 보관 되어있고 보관소 앞에 애견 넷이 나란히 흰 명패와 함께 잠든 무덤이 있다. 안내인은 개들의 무덤이라고 하나 남아있는 사진들을 보면 헤밍웨이가 대부분 고양이를 안고 있는 점으로 보아 고양이 무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노인과 바다’ 영화 촬영 때 썼던 도구들과 관련 사진들, 헤밍웨이가 낚시대회에서 우승, 까스뜨로가 주는 우승 컵을 앞에 두고 함께 찍은 사진도 걸려 있다.

피델 까스뜨로가 미국인 헤밍웨이를 혁명 후 추방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혁명이 성공한 후 헤밍웨이가 까스뜨로와 축하 악수를 나누는 사진들, 가스뜨로가 헤밍웨이에게 낚시대회 상패를 준 사진, 특히 혁명 직후 헤밍웨이가 까스뜨로에게 혁명이 성공해서 기쁘다(Delighted)고 말한 점 등으로 보아 ‘추방’은 누군가의 추측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1959년 1월1일부터 큐바는 혁명군 손안에 들어갔는데 헤밍웨이는 1년 후까지도 큐바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은 추방이라는 표현이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그 보다는 미국과 큐바 두 나라 사이에서 까딱하면 간첩으로 오해받을 소지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고향인 미국 아이다호 주 케첨으로 돌아갔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헤밍웨이가 자살하기 전 몇 개월간은 FBI가 자기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불평했다는데 헤밍웨이가 큐바 혁명 후 즉시 미국으로 오지 않고 한동안 큐바에 살면서 까스뜨로와 친분을 맺어 온 점이 의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박물관을 앞으로 바라보고 오른 쪽 앞 쪽에 목제 별관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자식들이나 손님들의 숙소로 쓰거나 또는 헐리웃 배우들 ‘게리 쿠퍼’, ‘조지 스캇’, ‘베티 데이비스’, ‘에바 가드너’, ‘잉그릿 버그만’, 기타 유명 화가, 작가, 권투선수 등을 초청해 파티를 열기도 했다. (계속) kajhck@naver.com <793/201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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