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대통령 동포간담회, 버려야 할 유산이다”

<김원동칼럼> “대통령 동포간담회, 버려야 할 유산이다”

초청에 열외된 사람들 곡성이 울리며 또 한 차례 술렁!

최근 토론토를 방문한 李 대통령의 동포간담회를 보고 이런 모임이 도대체 왜 필요한가 싶다.
영사관에 줄이 닿아 대통령을 쳐다볼 기회를 가진 자 들이야 저마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촐싹거릴지 모르나 대통령이 한바탕 휘졌고 지나간 자리에는 초청에 열외(列外)된 사람들의 곡성(哭聲)이 울리며 또 한 차례 술렁거린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자리라고….
그리고 영사관은 마음에 드는 몇몇 이쁜이들을 사전에 골라 소위 건의사항이랍시고 대통령에게 “도와주십사”하는 앵벌이짓거리를 하도록 허락한다. 마치 동포사회 대표성을 부여받은 것으로 착각하도록 마약에 취한 기분처럼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그들 대부분이 대통령과는 현재의 국적이 전혀 다른 엄연한 제3국의 국민들이라는 데서 이건 코미디다.
영사관이 나서서 질문자를 선정할 것이 아니라 그러기에 앞서 먼저 말려야한다. 모국의 국가부채가 400조라는 천문학적 숫자를 모를 리가 없는 총영사가 어떻게 그런 각설이형 건의(?)를 하도록 권장한단 말인가. 모국대통령에게 손을 내밀 것이 아니라 성금이라도 모아 보내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권하는 편이 정상이다.(제 정신 가진 외교관이라면….)
출가외인이 친정을 향해 손 내미는 몰골을 보노라면 정말 더럽고 아니꼽다. 그것도 째지게 가난한 곳으로 출가한 것도 아니고 부자나라에 시집와 살면서 뭐가 모자라 그 발광들인가!
그 뿐 아니다. 동포재단이라는 데서 동포 길들이기 용으로 매년 몇 푼씩 던져주는 껌 값만 해도 그렇다. 그 잘난 돈을 타려고 애교부리며 꼬리치는 공관에서 사육하는 충견(忠犬)들의 모습도 더럽기는 마찬가지다.
그 잘난 돈 얻어먹으려고 더러는 자식뻘 되는 새파란 공관원들 앞에 줄서며 굽신거리는 족속들을 보면서 늘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차 최근 G20관계로 대통령이 이곳 토론토에 와서 동포간담회라는 것을 가졌을 때도 듣고 느낀 점이 그랬다.
대통령의 허풍으로 가득찬 일장연설이 끝나자 영사관이 선정한 문제의 질문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정원을 짓고 싶다” 등등의 횡성수설로 도움을 청했으나 대통령의 반응은 냉담했다. “뭐가 모자라 이 복덩어리 일등국가에 와 살면서 빚덩이 친정에 데고 손을 벌리느냐”는 것이 차갑게 돌아선 배경일 것이다.
모국 대통령이 왔으면 국익에 도움 될 외교나 잘 하고 귀국하기를 바라야지 공관장의 손 내밀어 보라는 싸인을 영광(?)으로 착각한 수준의 질문자들은 약발도 안서는 앵벌이짓거리로 쓰레기 신문들의 지면을 장식했다고 희희락락하는 모습은 보기 싫어도 억지로 봐야하는 지겨운 연속극이다.
대통령을 알현하는 간담회 장소로 타고 온 차량도 외제차 일색이다. 깡통을 들고는 검색대를 통과하기 힘들 터, 그럼 고장이 나 털커덕거리는 현대나 기아 중고차를 끌고 와 동냥 짓을 한다면 그래도 거지행세에 어울릴지 모른다.
거지행세에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떠나 이제 대통령의 동포간담회라는 것은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 버려야 할 유산이다.
모국대통령이 앞으로 해외동포사회를 방문할 때는 이런식의 유치한 동포간담회 할 시간에 방문국의 주요인사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국익을 챙기는 성과를 올리는 것이 같은 핏줄이랍시고 영사관 똘만이들이나 모아놓고 외교 아닌 내교에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
동포사회의 위화감이나 조성하고 불필요한 잡음이나 생산하는 동포간담회라는 너절한 소모성 행사 같은 것은 이젠 중단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런 불필요한 일을 전례이자 관행이라고 우기고 지속한다면 그건 G20을 주최하는 나라의 국격에 걸맞지 않다. 출가외인들은 꼭 만나지 않아도 그들의 친정 사랑에는 변함없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결정되는 순간 눈물 흘리지 않은 출가외인들은 없었을 것이다. 친정동래에 물난리라도 났다면 돼지 저금통을 든 손자의 손을 잡고 의연금 접수처로 재빨리 찾아간다. 가만히 두면 저절로 이렇게 된다. 모국공관에서 사육하는 몇몇 충견(忠犬)들을 꼭 위로 할 필요성이 있다면 조용하게 소문 없이 모국공관에서 저끼리 대통령 모시고 나자빠지도록 마시면 된다.
대통령 일행이 탄 방탄리무진이 한 번씩 동포간담회장을 휘졌고 지나갈 때마다 일어나는 너절한 후유증이 오늘도 10만동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땅 토론토의 교민신문에 참석 못한 측의 불평 속에 알각거리며 니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티격퇴격하며 지면을 달구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백해무익한 동포간담회 이제 걷어치워라!. kwd70@hotmail.com. <744/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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